나 구비연은 게임을 좋아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비연입니다

이 문구는 예전에 아프리카 TV에서 게임 방송을 했을 적, 방송 시작을 알리는 멘트였습니다. 그때 당시 10명도 안 되는 시청자들과 함께 게임을 하면서 웃고 짜증 내던 시간이 참 즐거웠던 기억이 있네요. 게임. 저에게 참 많은 힘이 되어주기도, 보상이 되어주기도 했으며, 나만의 보물이기도, 또 어쩔 땐 저의 생명을 연장시켜준 동아줄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글의 주제는 구비연에게 게임이란? 이란 질문에 대답해보는 글입니다.

 

최초의 기억

게임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정말 어렸을 적 게임 팩을 꽂고, tv에 연결하여 놀았던 시절입니다. 그때 했던 게임이 뭐가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마냥 컨트롤러를 만지작 거리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여 즐겼었던, 5살 무렵의 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리고 다음은 메이플스토리가 처음 나왔을 때, 형이 집에서 메이플을 하고 있을 때 "나도 할래!"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메이플스토리. 그 게임 1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숙제를 빨리 끝내야만 했고, 일부러 친구를 집에 데려와 1시간 컴퓨터 이용권을 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성적은 저에게 다양한 게임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었죠. 그렇게 게임은 즐거운 것, 좋은 것, 공부는 게임을 하기 위한 도구 정도로만 여겼었죠.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참 여러 가지 게임을 했었던 시절입니다. 게임보이라는 것이 나온 시절부터는 굳이 컴퓨터로 게임을 하지 않아도, 어디에서든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기에, 더욱 게임에 열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죠.

 

그 때 수학 100점을 맞아 손에 넣은 게임보이 SP. 가끔은 이 때가 그립다.

 

게임 방송의 인생을 열다

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어케든 대학은 갔고,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었죠. 롤이란 게임을 만났고 죽어라고 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게임 방송이란 새로운 도전을 향해 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때 당시 너무 내성적이기도 했고 게임을 향한 열망을 어떻게 하면 더 타오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해서 냈던 결론이었죠. 첫 방송시작을 할 때는 너무너무 떨렸고, 한 명 들어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어버버거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얻은 다양한 게임 경험과 시청자들과의 상호작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저만의 보물입니다. 이 짧은 방송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 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과의 대화, 몰입의 중요성, 해석의 다양성에 대해서 때론 시청자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같이 퍼즐,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곤 했죠. 정말로 소중한 추억입니다.

 

도피처

대학생 때 한 가지 큰 문제로 인해 정말 여러모로 끝장나 있었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때는 왜 그리 그것이 힘들었는지... 어쨌든 그때 저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시절 저를 현실세계에 있도록 묶어준 것은 게임이었죠. 밤낮이 바뀌고 식사는 불규칙, 인생은 답이 없어 보였지만, 게임은 했습니다. 그 와중에 게임을 한다는 것이 더 답이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것마저 하지 않았다면 이미 저는 없었을 수도 있는 수준으로 몰렸습니다. 물론 게임으로 문제를 해소한 것은 아닙니다만, 해소의 시간까지 인내하게 도와주는 것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게임이었습니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현실도피가 간절했을 때, 저는 게임이라는 탈출구가 있었습니다.

 

취업시즌

여러가지 각설하고 이제는 취업을 해야 하는 시즌이 왔습니다. 저는 여전히 실패를 겪고 있으며, 이제는 실패의 달인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실패내공이 쌓여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게임업계를 포기하지 않음은 게임와 엮인 기억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게임 자체만으로 나열해도, 마영전, 몬헌 시리즈를 통해서 배운 끈질김과 포기, 언더 테일을 통해서 배운 진지함, 아머드코어 IV를 통해서 배운 성취감, RPG 게임들을 통해서 배운 상호작용과 모험심, 향상심, 단간론파 시리즈를 통해서 배운 희망, 무기미도와 소드오브 콘발라리아를 통해서 알게 된 저의 선호 게임 취향들. 게임 자체만이 아닌 파생작용까지 생각하면, 제 몸은 거의 게임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어째서 게임 업계를 지원하냐는 질문에. 글쎄요. 저에게 게임은 위의 것들을 전부 배우면서도 동시에 즐거움을 주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런 즐거움을 제공해줬던 게임으로 저도 누군가에게 제공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나는 건 당연한 것 아닐까요? 언젠가 게임업계에 데이터분석가로 취업하여, 플레이어 분들에게 정말로 즐거운 게임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 개발자, 기획자분들을 최선을 다해 서포트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